
집을 비우기 전 마지막 먼지 한 겹까지 걷어내면, 떠나는 마음이 이상하게 단정해진다.
주방의 기름, 욕실의 물때, 창문 틈의 흙먼지를 순서대로 정리하면 시간과 체력이 동시에 절약된다.

① 준비부터 동선까지: 이사 전 청소 설계
이사 전 청소는 “깨끗하게 보이기”보다 “다음 사람이 바로 쓰게 만들기”에 가깝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하다. 기름과 물때가 있는 공간을 먼저 끝내야, 다른 방으로 냄새나 습기가 퍼지지 않는다.
권장 동선은 주방 → 욕실 → 창문·베란다 → 방·거실 → 현관 순이다. 주방과 욕실은 세정제가 묻고 튀는 구간이라, 여기서 나온 미세먼지가 다른 공간에 앉지 않게 초반에 몰아서 처리한다.
준비물은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름 제거”, “물때 제거”, “먼지 제거” 3종만 잡으면 된다. 다목적 중성세제, 산성/구연산 계열(물때), 베이킹소다나 알칼리 계열(기름), 그리고 마른 극세사 6~8장과 스펀지 2개, 틈솔 1개면 대부분 커버된다.
환기는 시작 버튼이다. 청소 전에 창문을 10분 열고, 욕실 환풍기를 켠다. 냄새가 빠져야 세정제 사용량도 줄고, 마감에서 “향으로 덮은 집” 느낌을 피할 수 있다.
- 전기·수도 — 온수(욕실), 배수(싱크/세면대) 작동 확인 후 청소 시작
- 쓰레기 동선 — 종량제 봉투 20L 2장, 50L 1장 준비(오염 심한 걸레·스펀지는 과감히 폐기)
- 안전 — 고무장갑 2켤레, 마스크 1개, 미끄럼 방지 슬리퍼
실제 진행 예시는 이렇게 잡으면 현실적이다. “박민지(가구 이사 3톤) / 2026년 2월 28일 오전 9시 이사”라면, 2월 26일 저녁에 냉장고 비우기, 2월 27일 오후에 주방·욕실 집중, 2월 28일 새벽에 바닥·현관 마감처럼 나누면 급한 날에 물기와 먼지로 흔들리지 않는다.
② 주방: 기름때를 ‘위에서 아래로’ 끊어내기
주방은 기름이 공중에 떠 있다가 벽과 상부장에 얇게 눌어붙는 곳이다. 그래서 “위에서 아래로”가 정답이다. 후드·상부장 → 가스레인지/인덕션 → 싱크대·배수구 → 바닥 순으로 내려오면 닦은 곳을 다시 더럽히지 않는다.
첫 단계는 후드 필터다. 필터를 분리해 뜨거운 물에 불리고, 알칼리 계열 세정제를 분무한 뒤 10분 둔다. 그 사이 상부장 손잡이, 조리대 벽면(타일·도장면)을 중성세제로 닦아 둔다.
- 후드·상부장 — 필터 불림(10분) + 본체 외관 닦기(마른 극세사로 마감)
- 레인지 주변 — 버너 분리 가능하면 분리 후 불림, 틈은 칫솔형 틈솔 사용
- 싱크·수전 — 물때는 구연산/산성 계열이 유리, 스테인리스는 결 방향으로 닦기
- 배수구 — 거름망·트랩 분리 후 솔질, 냄새는 트랩 조립 상태가 핵심
- 상부장 하단 — 손으로 쓸었을 때 미끈한 기름막이 없어야 함
- 가스레인지 주변 — 검은 탄자국보다 ‘끈적임’이 남아 있지 않은지 확인
- 싱크 배수구 — 트랩 조립 후 물 1~2리터 흘려 냄새 역류가 없는지 확인
구체 예시로 감을 잡아보자. 2026년 1월 18일에 25평 아파트를 정리한 사례에서, 주방에만 90분을 배정했다. 0~20분은 후드 필터 불림, 20~55분은 상부장·벽면 닦기, 55~75분은 싱크·수전 물때, 75~90분은 바닥 마감으로 나누니 중간에 멈추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었다.
③ 욕실: 물때·곰팡이·배수구를 한 번에 정리
욕실은 ‘건조’가 가장 큰 변수다. 물때를 녹여도, 마감이 젖어 있으면 얼룩이 남는다. 그래서 욕실은 먼저 “적시고”, 다음은 “불리고”, 마지막은 “완전 건조”로 끝낸다.
타일 벽과 바닥은 샤워기로 전체를 한 번 적신 뒤, 물때 제거용(산성/구연산 계열)을 분무하고 5~7분 둔다. 그 사이 변기 외부, 세면대 하부, 수납장 표면을 중성세제로 닦으면 대기 시간이 낭비되지 않는다.
“욕실 청소의 절반은 마른 수건에서 끝난다.” 물기만 잘 잡아도 물때 재발이 크게 줄어든다.
- 거울·수전 — 구연산 희석액 분무 후 극세사로 닦고, 마른 수건으로 한 번 더 마감
- 타일 줄눈 — 칫솔형 솔로 ‘짧게’ 움직이며 문지르고, 샤워기로 완전 헹굼
- 배수구 — 머리카락 제거 후 트랩·거름망 솔질, 마지막에 뜨거운 물로 마무리
- 실리콘 곰팡이 — 전용 제품을 ‘붙여두기’ 방식으로 사용(문지름보다 방치가 핵심)
- 배수 — 세면대·샤워부스·바닥 트랩에 물이 고이지 않는지 확인
- 냄새 — 트랩 조립 후 5분 뒤 역류 냄새가 없는지 확인
- 실리콘 — 검은 점이 남았다면 ‘완전 제거’보다 ‘확산 방지’에 초점(과도한 스크래치 금지)
현장형 예시도 남겨두면 다음에 반복이 쉬워진다. “2026년 2월 10일, 원룸 욕실(2.2㎡)” 기준으로 55분이 걸렸다. 0~10분은 벽·바닥 적시기, 10~25분은 세정제 방치+세면대 닦기, 25~40분은 줄눈·배수구 솔질, 40~55분은 헹굼과 마른수건 마감으로 끝냈다.

④ 창문·베란다: 창틀 레일부터 유리 마감까지
창문은 보기보다 순서가 더 까다롭다. 유리를 먼저 닦으면, 창틀에서 올라온 먼지가 다시 붙는다. 먼저 창틀 레일과 모서리를 비우고, 다음이 방충망, 마지막이 유리다. ‘바람길’이 깨끗해져야 집 전체 먼지가 덜 돈다.
레일은 진공청소기나 솔로 마른먼지를 먼저 걷는다. 그 다음 분무기로 물을 아주 소량 뿌리고, 키친타월을 레일에 눌러 끌어당기듯 닦아낸다. 물을 많이 쓰면 흙탕물이 퍼져 오히려 번진다.
- 창틀 레일 — 마른먼지 제거 → 젖은 닦기 → 마른 닦기
- 방충망 — 물걸레로 한 번에 비비지 말고, 바깥면부터 ‘찍어내듯’ 닦기
- 유리 — 위에서 아래로 S자 이동, 마른 극세사로 마감
- 베란다 바닥 — 마지막에 물기 최소화, 배수구 주변부터 정리
- 미닫이문 손잡이 안쪽 — 손이 닿는 부분이라 때가 누적됨
- 레일 끝 고무패킹 — 먼지가 뭉치면 닫힘이 뻑뻑해짐
- 베란다 배수구 주변 — 물이 고이면 냄새로 이어지기 쉬움
숫자로 보면 더 명확하다. 34평 기준 창 6개, 방충망 6장, 베란다 1곳이면, 레일·모서리 30분 + 방충망 25분 + 유리 25분 + 베란다 바닥 20분으로 약 100분이 적당하다. 물을 쓰는 구간은 마지막 20분에 몰아주고, 그 전에는 마른먼지를 먼저 끝내는 게 핵심이다.
⑤ 방·거실·현관: 먼지 재비산을 막는 마무리 루트
주방·욕실·창문이 끝나면 집은 이미 ‘깨끗해 보이는 단계’에 들어간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재비산을 막는 루트다. 위에서 떨어질 먼지를 먼저 잡고, 마지막에 바닥을 닫아야 한다.
가장 먼저 조명, 커튼 레일, 에어컨 외부(가능한 범위), 문틀 상단 같은 ‘눈보다 위’의 먼지를 마른 극세사로 턴다. 그 다음 몰딩과 스위치, 콘센트 커버, 방문 손잡이를 닦는다. 손이 닿는 면이 깨끗하면 집의 인상이 확 달라진다.
“집은 결국 손끝으로 기억된다.” 손잡이와 스위치가 산뜻하면, 전체가 정돈된 느낌으로 이어진다.
- 벽지·도장면 — 물을 흥건히 쓰지 말고, 중성세제 희석액을 극세사에 묻혀 부분 닦기
- 수납장 내부 — 젖은 닦기 후 반드시 마른 닦기(곰팡이 냄새 예방)
- 바닥 — 진공청소기(또는 마른밀대) → 물걸레 → 완전 건조 순으로 2단계
- 문틀·몰딩 — 먼지가 남으면 “회색 선”으로 보임
- 스위치·콘센트 — 손때가 남으면 촬영 사진에서 도드라짐
- 신발장 하단 — 모래·머리카락이 쌓이기 쉬운 곳
예시를 하나 더. “김도윤 / 2026년 2월 20일 / 18평”에서 거실+방2개+현관 마감에 2시간 10분이 걸렸다. 0~25분은 상단 먼지(조명·몰딩), 25~55분은 손잡이·스위치·수납장, 55~90분은 마른청소(진공/밀대), 90~130분은 물걸레와 건조로 마무리했다. 시간을 구간으로 쪼개면 지치지 않고 끝까지 간다.
⑥ 최종 점검: 인계 전 체크리스트와 사진 기록
마지막은 청소가 아니라 “증거와 커뮤니케이션”이다. 집주인이나 관리사무소가 보는 건 디테일보다 일관성이다. 물기, 냄새, 눈에 띄는 오염, 그리고 작동 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하면 분쟁 가능성이 줄어든다.
사진은 6장만 제대로 찍어도 충분하다. 주방(상부장 아래·싱크·가스레인지), 욕실(세면대·변기·바닥 배수구), 창문(창틀 레일), 현관(바닥·신발장)처럼 “문제 생기기 쉬운 포인트” 위주로 남긴다. 촬영은 낮에, 플래시 없이 하는 편이 얼룩을 정확히 보여준다.
- 전기·수도 최종 확인 — 가스레인지(밸브), 싱크·세면대 누수, 변기 물내림
- 냄새 체크 — 배수구 트랩 상태, 음식물/곰팡이 냄새 잔존 여부
- 바닥 건조 — 물자국이 남아 있으면 얼룩으로 보이니 10분 추가 건조
- 폐기물 처리 — 종량제 봉투 외 잔쓰레기 없는지, 분리수거 위치 정리
- 열쇠·출입 — 도어락 비밀번호 초기화(가능한 경우), 열쇠 반납 방식 기록
마지막으로 ‘끝내는 기준’을 정해두자. 손잡이와 수전이 미끌하지 않고, 배수구에서 냄새가 올라오지 않으며, 창틀 레일에 검은 흙물이 남지 않으면 충분히 좋은 마감이다. 완벽을 목표로 하면 시간이 무너지고, 기준을 정하면 마음이 단단해진다.

✅ 마무리
이사 전 청소는 집을 ‘새것처럼’ 만드는 일이 아니라, 남겨진 시간을 정돈하는 일에 가깝다. 주방의 기름때를 먼저 끊고, 욕실의 물때를 정리한 뒤, 창문 틈의 먼지를 털어내면 집의 공기가 달라진다.
순서를 지키면 힘이 덜 들고, 기록을 남기면 마음이 덜 흔들린다. 체크리스트를 한 칸씩 채우는 동안 “놓친 게 있을까”라는 불안은 줄고, “여기서의 시간이 잘 마무리됐다”는 감정이 남는다.
당장 오늘은 걸레와 솔이 필요하지만, 결국 남는 건 다음 공간으로 이동할 때의 가벼움이다. 문을 닫기 전 마지막으로 환기를 한 번 더 하고, 현관에서 집을 한 번 바라본 뒤 나가면 된다.
정리된 공간은 늘 다음 출발을 더 단정하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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