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증금이 ‘내 집의 무게’처럼 가슴을 눌러올 때, 불안은 늘 계약서의 작은 글씨에서 시작됩니다.
오늘은 불안을 줄이는 방향으로, 계약 전 딱 확인해야 할 흐름을 등기부·확정일자·보증보험 중심으로 단단히 묶어봅니다.

① 전세사기 위험신호를 먼저 잡는 10초 습관
전세사기는 “복잡한 법”보다 “단순한 방심”에서 더 자주 터집니다. 매물 자체가 나쁜 경우도 있지만, 계약 과정에서 상대가 시간을 압박하거나 확인을 흐리게 만들 때 위험이 커집니다.
아래 10가지 중 2개 이상이 동시에 보이면, 그 순간부터는 ‘진행’이 아니라 ‘검증’ 모드로 바꾸는 게 안전합니다. 부동산 중개사가 성실해도, 서류는 서류대로 확인해야 합니다.
- 시세보다 과하게 싸다 — “오늘만 이 가격” 같은 문장이 붙으면 더 위험합니다.
- 등기부·신분증 사본 제공을 망설인다 — “나중에 드릴게요”는 신호입니다.
- 계약을 서두르게 한다 — “뒤에 사람이 많다” “지금 계약금 넣어야 한다”.
- 집주인이 직접 나오지 않는다 — 대리인 등장 시 위임장·인감증명·대리인 신분 확인이 필수입니다.
- 보증보험 얘기를 피한다 — “보험은 필요 없다”는 말 자체가 검증 포인트입니다.
- 계약서 특약을 싫어한다 — 정상 거래는 합리적 특약을 거부할 이유가 적습니다.
- 전세자금대출 서류를 이상하게 요구한다 —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는 즉시 중단하세요.
- 보증금 입금 계좌가 소유자와 다르다 — ‘공동명의/대리 수령’은 문서로 근거가 필요합니다.
- 선순위 임차인/보증금 현황이 불명확 — 다가구·다세대는 특히 중요합니다.
- 중개대상물 설명서가 부실하다 — 책임의 문서가 비면, 나중에 분쟁이 커집니다.
- “등기부등본 오늘자 바로 떼서 같이 볼까요?” — 반응이 불편하면 이유를 확인합니다.
-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한 조건 맞나요?” — 가능 여부가 곧 위험도입니다.
- “특약에 ‘근저당 추가 설정 금지’ 넣어도 될까요?” — 거부 이유가 설득력 없으면 멈춥니다.
“계약은 신뢰로 시작하지만, 보증금은 증거로 지켜진다.”
이제부터는 ‘증거’를 만드는 문서 3종 세트를 다룹니다. 첫 번째가 등기부등본입니다. 등기부를 읽을 수 있으면, 사기의 절반은 문턱에서 멈춥니다.
- 정부24 — 등기 관련 민원·행정 서비스 접근 경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필요한 서류 목록을 정리해두면 실수 확률이 줄어듭니다.
- 부동산거래 전자계약 — 전자계약 제도 안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자계약을 활용하면 일부 절차가 더 투명해질 수 있습니다.
② 등기부등본 10분 독해: ‘소유·근저당·가압류’만 봐도 반은 끝
등기부등본은 ‘이 집의 이력서’입니다. 소유자가 누구인지, 빚이 얼마나 얹혀 있는지, 누가 권리를 주장하는지 흔적이 남습니다. 중요한 건 전부를 공부하는 게 아니라, 보증금을 위험하게 만드는 줄을 빠르게 찾는 것입니다.
핵심은 세 파트입니다. 표제부(집의 기본정보), 갑구(소유·압류 등), 을구(근저당·전세권 등 담보). 이 중 보증금 안전과 직결되는 건 갑구·을구입니다.
- 갑구에서 보는 것: 소유자 이름/지분, 압류·가압류·가처분, 소유권 이전이 너무 잦은지(단기간 반복 거래는 경고등이 될 수 있음).
- 을구에서 보는 것: 근저당권(채권최고액), 전세권 설정, 담보권자(은행/개인), 말소 여부.
- ‘말소’ 체크: 과거에 있던 권리가 말소되었는지. 말소가 없다면 현재도 유효할 가능성이 큽니다.
예: 매매가(추정) 340,000,000원 / 근저당 채권최고액 240,000,000원 / 내 보증금 120,000,000원이라면, 단순 합만으로도 360,000,000원입니다. 이 구조는 경매로 넘어갈 때 보증금 회수 난도가 급상승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신축이고 깔끔하지만, 소유권 이전 직후 고액 근저당은 “세입자 보증금이 사실상 마지막 자금”이 되는 패턴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보증보험 가능 여부부터 확인하고, 불가라면 ‘좋은 집’이 아니라 ‘좋아 보이는 위험’일 수 있습니다.
“등기부를 못 읽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읽지 않고 서명하는 게 문제다.”
등기부에서 위험 신호를 봤다면, 다음은 “내 권리가 언제 생기느냐”를 결정하는 확정일자·전입신고·점유로 넘어갑니다. 여기서 순서가 틀어지면, 안전한 집도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③ 확정일자·전입신고·점유: 우선변제의 퍼즐 맞추기
보증금을 지키는 핵심은 ‘내 권리가 법적으로 먼저 서는가’입니다. 임차인 보호의 중심에는 대항력과 우선변제가 있고, 둘 다 조건이 맞아야 제 역할을 합니다. 단어가 어렵게 느껴져도, 실제 행동은 단순합니다.
실무에서 많이 쓰는 퍼즐은 이렇게 정리됩니다. 전입신고 + 실제 거주(점유)가 대항력의 뼈대가 되고, 여기에 확정일자가 더해져 우선변제의 힘이 커집니다. 지역·주택 유형·선순위 권리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원칙을 지키는 게 최선입니다.
- 입주 당일 오전: 열쇠 인수 → 사진 촬영(계량기, 옵션, 하자) → 짐 일부라도 반입(점유 흔적)
- 입주 당일 낮: 전입신고 진행(가능하면 당일) → 처리 완료 화면/접수증 저장
- 입주 당일 오후: 임대차계약서 원본 지참 → 확정일자 받기 → 확정일자 도장/기재 확인
이때는 온라인 전입신고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불가하면 다음 영업일 오전 9시 1순위로 전입신고 일정을 고정합니다.
동시에 임대인에게 입주~전입 완료 전까지 추가 담보 설정을 하지 않는다는 특약을 계약서에 넣어두면 공백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이제 “권리 세팅”을 했다면, 다음은 “보험으로 한 번 더 잠그기”입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단순합니다. 보증보험이 되면 안전 확률이 올라가고, 안 되면 이유를 끝까지 파야 합니다.

✨ ④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가 곧 ‘위험도’다
전세보증보험은 “만능”은 아니지만, 사기 예방 관점에서는 강력한 필터입니다. 심사 과정에서 집의 권리관계, 보증금 수준, 선순위 담보 등을 확인하기 때문에 보험이 거절되는 이유 자체가 위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보험을 이야기하면 “그거 비싸요” “복잡해요”라고 넘기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과 번거로움은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보증금이 수천만~수억이라면, 보험은 ‘옵션’이 아니라 ‘안전장치’에 가깝습니다.
- 최신 등기부등본 — 계약 전·후 권리 변동 확인용.
- 임대차계약서(초안 포함) — 특약 포함 버전이 좋습니다.
- 보증금·월세·계약기간 — 수치가 심사의 출발점입니다.
- 주택 유형 — 아파트/오피스텔/다가구 등.
- 임대인 정보 — 소유자 일치 여부, 공동명의 여부.
- 선순위 현황 — 근저당·전세권·선순위 임차 보증금 등.
이때는 (1) 한도 축소 사유가 담보 비율인지, (2) 다가구 선순위 보증금 때문인지, (3) 임대인 신용/사고 이력 관련인지 구분해야 합니다.
사유가 ‘구조적’이면 집을 바꾸는 게 답이고, 사유가 ‘조건적’이면 특약·보증금 조정으로 해결될 여지가 있습니다.
보험까지 그림이 맞았다면, 마지막 방어선은 계약서 문장입니다. 사기는 ‘상황’이 아니라 ‘문장 공백’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음 섹션은 계약 전 10체크를 실전 문구로 정리합니다.
⑤ 계약서 특약으로 막는 전세사기: 문장 7개로 리스크 절반 줄이기
특약은 “예민함”이 아니라 “합리적 안전장치”입니다. 분쟁이 생겼을 때, 말보다 문장이 남습니다. 특히 등기부·확정일자·보증보험과 연결되는 특약은 계약을 ‘안전한 절차’로 바꿉니다.
- 등기부 ‘소유자’와 계약 상대 일치 — 신분증 대조, 공동명의면 전원 동의 확인.
- 최신 등기부 발급(계약 당일) — 발급일시가 보이게 보관.
- 을구 근저당·전세권 존재 여부 — 채권최고액, 말소 여부 확인.
- 갑구 압류·가압류·가처분 확인 — 있으면 원칙적으로 중단, 해제 문서 확인 전 계약 금지.
- 다가구면 선순위 임대차 현황 문서화 — 보증금·입주일·확정일자까지 표로 받기.
- 보증보험 가입 가능 사전확인 — 가능 여부/조건을 문자·메일로 남기기.
- “보증보험 불가 시 계약 무효·계약금 반환” — 가장 강력한 안전핀.
- “잔금 전까지 추가 담보 설정 금지” — 근저당 추가 설정 차단.
- 보증금 지급 계좌의 명의 확인 — 원칙은 소유자 명의 계좌, 예외는 문서 근거 필수.
- 입주 즉시 전입·확정일자 진행 합의 — 일정이 꼬일 때 책임 소재를 줄입니다.
2) 권리변동 금지: “임대인은 잔금 지급 전까지 본 주택에 근저당권·전세권 등 일체의 담보권을 설정하거나 권리변동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3) 선순위 현황 고지: “임대인은 선순위 임대차(보증금·확정일자·입주일) 현황을 사실대로 고지하며, 허위 고지 시 임차인은 계약을 해제하고 기지급 금원을 반환받는다.”
이제 마지막은 “실행”입니다. 많은 사람이 지식은 갖고도 계약 당일 정신이 없어 순서가 엉킵니다. 다음 섹션은 계약 당일과 입주 후에 ‘완료 스탬프’를 찍는 체크로 마무리합니다.
⑥ 계약 당일·입주 후 체크: ‘완료 스탬프’ 찍는 순서
전세사기 예방은 ‘한 번의 확인’이 아니라 ‘연속된 확인’입니다. 계약 당일, 잔금일(입주일), 입주 직후에 각각 해야 할 일이 다릅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불확실성이 확 줄어듭니다.
- 등기부 오늘자 재확인 — 계약서 서명 직전에 한 번 더 봅니다.
- 신분 확인 — 소유자 신분증과 등기부 소유자 이름 일치 확인, 공동명의면 전원 또는 적법한 대리 확인.
- 계약서 특약 최종 확정 — 보험 불가 시 반환/권리변동 금지/선순위 고지 문장 포함.
- 계약금 입금 증거 — 이체 내역 캡처, 수신 계좌 명의 확인.
- 중개대상물 설명서 수령 — 누락 항목이 없게 체크, 중개사 서명 포함.
- 점유 증거 남기기 — 짐 반입, 계량기 사진(전기/가스/수도), 현관/거실 사진.
- 전입신고 — 가능하면 당일 처리, 접수증/완료 화면 저장.
- 확정일자 — 계약서 원본에 도장 확인, 사진 저장.
- 보증보험 접수 — 조건 충족되면 지체하지 않고 진행.
이때 입주 당일 전입신고·확정일자·점유가 이미 갖춰져 있고, 계약서에 “권리변동 금지” 특약이 있다면 대응의 속도가 달라집니다.
반대로 절차가 비어 있으면, 같은 상황에서도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습니다.

✅ 마무리
전세사기 예방의 핵심은 거창한 지식이 아니라, 순서를 지키는 태도입니다. 등기부로 집의 과거와 현재를 확인하고, 확정일자·전입신고·점유로 내 권리를 세팅하고, 보증보험으로 한 번 더 잠그고, 특약 문장으로 빈틈을 막는 것.
무엇보다 중요한 건 “조급함”을 상대에게 넘겨주지 않는 것입니다. 확인할 시간이 없는 계약은, 결국 회수할 시간도 길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오늘 정리한 10체크를 체크박스처럼 쓰되, 2개 이상이 불편하면 그 매물은 놓아도 됩니다.
보증금은 언젠가 내 삶을 옮겨줄 자금입니다. 그 돈이 안전하게 돌아오도록, 계약서의 작은 글씨를 내 편으로 만들어두세요.
확인은 겁이 아니라, 내일을 지키는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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